김창현 원세미콘 대표이사 단독 인터뷰
서버용 D램 DDR5 RCD 고객사 퀄테스트 진행중
램버스 르네사스 등만 생산했던 RCD칩 국산화
연간 수천억원 이상 규모 수입 대체 효과 기대
국내 유일의 RCD(레지스터링 클럭 드라이버)칩 개발업체인 원세미콘이 서버용 DDR5 D램용 RCD칩 개발을 마무리하고, 하반기 양산에 들어간다. 현재 원세미콘은 이 칩과 관련해 인텔의 검증 작업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으며,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 2곳으로부터 부품승인 테스트를 받는 중이다. 테스트 결과가 나오는대로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RCD칩은 미국 램버스, 일본 르네사스, 중국 몬타지 등 3곳만 생산하는 반도체다. 국내에선 그간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해오다, 원세미콘이 지난해 말 DDR4 서버용 D램 RCD 개발 및 양산에 성공했다. DDR5용 RCD칩 양산을 시작할 경우, 약 8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RCD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김창현 원세미콘 대표는 29일 《디일렉》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말 DDR4 RCD 모든 품질인증을 받고 현재 양산 중”이라며 “올해 초에는 DDR5 RCD를 개발해 고객사 부품인증을 받고 있으며, 이르면 상반기 말쯤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현 대표가 언론과 인터뷰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창현 원세미콘 대표
원세미콘은 삼성전자 D램 개발팀장과 삼성전기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한 김창현 대표가 2018년 설립한 팹리스다. 반도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현재 43명이 근무하고 있다.
김 대표는 “메모리 중심인 국내 반도체 기업을 뒷받침하고 국내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기 위해 원세미콘을 설립했다”며 “고속신호처리 기술을 핵심역량으로 삼고 메모리와 연관된 시스템 반도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원세미콘 주력 제품인 RCD는 D램과 중앙처리장치(CPU) 사이에 위치해 CPU에서 나오는 명령과 신호 등을 재분배하는 반도체다. D램 여러 개가 모이는 서버용 D램 모듈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며 D램과 CPU 간 고속 신호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 대표는 “RCD는 CPU와 D램 사이 신호를 버퍼링(정보 송수신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신호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해 처리 속도의 차이를 조절하는 방법) 할 수 있게 중계 역할을 해주는 칩”이라며 “D램 속도가 빨라질수록 이런 부분을 미세하고 잘 조정해주는 RCD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DDR2와 DDR3가 주력이었던 2000년 대 중후반에도 RCD 역할을 하는 반도체는 있었다. 하지만 JEDEC(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이 RCD란 이름으로 표준 규격을 설정한 것은 DDR4가 보급됐던 2010년대 중반 무렵이다. 그때부터 RCD 시장은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RCD 시장은 외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 몬타지, 일본 르네사스, 미국 램버스 등 3개 기업이 과점하고 있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서버용 D램 시장의 70% 이상을 지배하고 있지만 RCD만큼은 외국 기업에 의존했다.
지금까지 RCD 국산화가 어려웠던 이유는 그만큼 기술이 복잡하고 검증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개발부터 검증 및 사업화에 따른 매출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김 대표는 “RCD는 그 특성상 D램뿐만 아니라 CPU와 호환성이 중요하다”며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인증 뿐만 아니라 서버용 CPU를 만드는 인텔 검증 작업을 통과해야 된다는 점에서 비교적 진입장벽이 높다”고 설명했다.
원세미콘은 설계 역량만 놓고 보면 빅3인 몬타지나 르네사스, 램버스 등과 비교해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차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원세미콘은 지금까지 약 225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는 시리즈C를 통해 약 100억원 이상을 추가로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확보한 투자금은 제품 개발과 생산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부품인증과 품질인증을 통과하면 원세미콘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서버용 D램 DDR5에 들어가는 RCD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28나노 공정을 통해 제품을 생산한다.
최근 D램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지만 서버용 D램은 전망이 밝다. D램 속도가 빨라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는 RCD 시장 역시 점점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인테로(DATA INTELO) 및 업계는 매년 RCD 시장이 연평균 약 10%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서버용 D램에 RCD가 있다면 PC나 모바일 분야 역시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반도체가 있다. 업계에서는 CKD(클락 드라이버)라고 부른다. 원세미콘은 RCD뿐만 아니라 CKD도 적극적으로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RCD와 관련 제품 시장 규모에 맞춰 올해 매출은 300억원, 내년은 10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며 “국내에 대형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2곳이나 있다는 점은 원세미콘에게 커다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일렉=강승태 기자 kangst@thele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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